이번 서 예나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인 '작은 이야기'전의 작품들은 작가 나름대로의 소박함이 배어 있다.
누구나 전시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작품을 만들면 좀 더 근사하게 공작새의 깃을 펼치듯 화려한 작업으로 관객의 시선을 압도하고자 한다.
그러나 서 예나작가의 작업에서는 보일 듯 하면서도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개구리, 거북이, 강아지와 같은 작은 동물들의 수줍은 듯 찻잔 끝에서 살포시 고개를 내민다.
찻잔은 기능적으로 얼굴 가까이 다가갈 수밖에 없고 그 곳에 있는 동물들은 서작가의 눈만큼 순진한 얼굴로 우리를 쳐다본다.
우리를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칠 수도 있다고 동물들은 작은 외침으로 관람객들을 응시한다. 일상에서의 즐거움은 너무 크고 화려하지 않다. 책상위에 놓은 작은 찻잔하나, 연필꽂이에 들어있는 손때 묻은 펜들, 작은 마스코트 하나라도 보면서 미소 지을 수 있다면, 이 보다도 푸근하고 좋은 친근한 벗은 없을 것이다.
도자기라는 예술장르를 책을 좋아하는 작가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풀이한 작품들도 이번 전시를 기다리고 있다.
‘클레이 북’ 이라는 북아트 작업을 도예 작가들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도자기 를 책의 커버로 이용한 작업에서 진정한 서로 다른 작업세계간의 관계의 벽을 허무는 퓨전이라는 진정한 의미를 느낄 수 있다. 무겁고, 기품이 있으며, 섬세함이 묻어있는 북아트 작품이야말로 일반 관람객들에게 실용주의 예술의 한 진가를 보여준다.
아울러 이번 전시를 통해서 더 많은 분들이 북아트에 대한 관심을 갖기를 기대하며, 앞으로 더욱 장르간의 벽을 허무는 크로스오버 Crossover가 우리의 생각과 한계를 깨우치기를 바란다 / 김나래 (대한 북아트협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