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한계를 뛰어 넘어 존재의 근원을 찾아가는
심수(心樹) 박정숙(朴正淑)의 긴 미술여행"
시공(時空)을 초월해 인간과 자연이 존재하는 근본적 이유와 생명의 시작이 어디서 출발되었는지를 명상적 회화(繪畵)로 재해석 해 보려는 노력은 기단 미술운동에서만 이루어져 왔던 것은 아니다. 철학과 문학, 음악 등에서도 인간의 정신적인 세계와 영혼의 존재 의미를 고민하고 재해석함으로써 나타나는 결과물들이 새로운 사상(思想)으로 대두(大斗) 되기도 하였다. 여류 서양화가 박정숙이 그의 그림에서 찾고자 하는 것은 작게는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한 성찰이며, 크게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기 시작해서 사라져 갈 때까지의 참된 의미, 나아가 존재 그 이전과 그 이후의 의미까지 성찰해 보고자 하는 노력일 것이다. 명상을 통해 존재의 본질을 깨닫게 되고, 무수한 생명의 집합체인 우주(宇宙)가 주는 커다란 틀 속에 고작 하나의 '점'으로만 존재하는 현실적 인식론이, 또 다른 열반의 어지러움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자기의 근원적 '존재'를 찾아보려는 그녀의 노력은 새로운 자기 발견을 이루고자 하는 욕망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초현실적인 사고(思考)와 사실적 표현(表現) 양식이 주는 절묘한 조화는 그녀를 새로운 예술가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녀의 이번 작품전은 사실적 묘사와 초현실주의적인 구성으로 이루어진 작품 20여점으로 오는 12월 13일(수)부터 18일(월)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B관(053-420-8014)에서 선보인다.
초현실주의는 상상으로부터 내용을 취했던 형이상학적 그림과, 사물들의 우연한 배열을 강조한 다다에서 출현했다. 초현실주의는 다다가 시도했던 것처럼 기성의 예술을 파괴하는데 관심을 두기보다는 무의식의 정신세계를 탐구하고 설명하는데 관심을 두었다. 20세기 초현실주의자들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견해가 너무 오랫동안 표면에 득세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상상력을 해방시켜, 사람들이 과학적인 면보다는 시적인 면을 더 의식할 수 있기를 바랬기에 하나의 문화운동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박정숙 역시 이러한 초현실주의적 맥락에서 자기의 그림을 풀어나가기 위해 무단히 애를 쓰고 있다. 그녀가 작품과 함께 그림이 가지는 의미를 단시(短詩)로 붙인 내용 몇 개를 보면 그녀가 가지는 작가관을 이해 할수 있겠다.
